report - 예술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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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여러 가지 사실들로부터 명백한 것은 시인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 즉 개연성 또는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가능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그 까닭은 가능성이 있는 것은 설득력이 있기 때문일것이다 즉 우리는 일어나지 않은 것의 가능성은 아직 믿지 않지만 일어난 것은 가능성이 있음이 명백하기 때문일것이다 왜냐하면 불가능한 것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비극에 있어서도 유명한 이름은 한둘정도고 나머지는 모두 가상적인 이름뿐인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유명한 이름이라고는 아예 하나도 나오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그렇다고 쾌감이 덜한 것은 아니다. 비록 시가 등장인물들에게 고유한 이름을 붙인다 하더라도 시가 추구하는 것은 보편적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사건도, 증장인물의 이름도 모두 시인의 창작이다. 그러므로 비극의 소재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꼭 여기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유명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아는 사람은 소수뿐이고, 아는 사람이 소수 있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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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history가와 시인의 차이점은 운문을 쓰느냐 아니면 산문을 쓰느냐 하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한다는 점에 있다. 예컨대 아카톤의『안테우스』의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시는 history보다 더 철학적이고 중요하다. ‘개별적인 것을 말한다’함은 이를테면 알키비아데스는 무엇을 행했는가 또는 무엇을 당했는가를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극의 경우는 기존 인명에 집착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는 보편적인 것을 말하는 경향이 더 강하고, history는 개별적인 것을 말하기 때문일것이다 ‘보편적인 것을 말한다’함은 다시 말해 이러이러한 성질의 인간을 개연적으로 또는 필연적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말하거나 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희극의 경우에는 이는 이미 명확해진 사실이다. 왜냐하면 희극에 있어서는 개연적 사건에 의하여 플롯이 구성된 후에야 비로소 거기에 맞는 임의의 이름이 등장인물들에게 붙여지기 때문일것이다 이것은 풍자 시인들이 특정한 개인에 대하여 시를 쓰던 것과는 다른 수법이다. 사실 그와 같은 집착은 가소로운 일이다.